♩ 김씨 인생 주절주절 썸네일형 리스트형 #4. 보지 못했기에, 알지 못하기에 그것을 믿음이라 한다. 어릴 적, 그러니까 내가 고등학생일 때의 일이다. 처음 고등학교를 입학하여 받는 수업은 중학교 때의 그것과는 많이 달랐다. 교과서만으로도 충분히 수행되었던 의무 교육과는 달리 고등학교 수업에서는 교과서 외의 많은 참고서와 문제집을 필요로 했다. 입학한 지 채 얼마 되지 않아 각 교과 담당 선생님들께서 지정해주는 많은 책들을 구입하였다. 중학생 때와 다르게 공부의 의지를 보인 나의 학업에 부모님께서는 아낌없이 지원해주셨고, 쌓여가는 책만큼 커져가는 부담을 알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문제는 그 부담에서 시작했을지도 모르겠다. 상위 1, 2위를 다투던 친형에게는 여러 선생님들께서 참고서와 문제집을 제공해주었다. 아마 출판사에서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영업 목적으로 배부된 도서였을 것이다. 형과는 달리 난 .. 더보기 #3.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한 밤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한 밤 꾹 참았던 눈물이 흐르면 어디선가 네가 날 찾아와 가만히 나를 안아줄 것 같은데 기다리고 바래도 안 되는 밤 흐르던 눈물이 멈춰도 이미 너는 멀리 사라지고 내 곁엔 아무것도 없는데 아무도 오지 않는 이 방에 모든 게 다 사라져 내게서 멀어져 어느새 흩어져 하나둘 흐려지는데 잠도 오지 않는 이 밤에 뭐가 그리 서러워 흐르는 눈물을 얼마나 쏟아내야 후련해질까 내게도 위로가 필요한 밤 꾹 참았던 눈물이 흐르면 어디선가 네가 날 찾아와 괜찮다 하며 안아줘야지 한올 -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한 밤 가끔 알 수 없는 기분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날이면 생각나는 노래이다. 우리는 힘들고 지칠 때 누군가의 위로를 필요로 한다. 그 위로가 크던 작던 상관없다. 혹은 아무 말이 없거나 어떠한 형태를 .. 더보기 #2. 별은 오래보아야 한다. # 어두운 밤 어두운 밤, 예를 들면 한적한 시골의 가로등 몇 개만으로 좁은 골목길을 비추는 그런 밤에 밤하늘을 본 적이 있는가. 큰 노력없이 고개만 들어 하늘을 보면 밤 하늘 가득 채운 별들을 볼 수 있다. 살면서 몇 번 없는 경험에서 그런 별들을 보았다면 그 때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 있을 것이다. 가평의 계곡 옆 붙어있는 한적한 펜션에서 보았던 밤 하늘이 그랬고, 아주 어릴 적 외할머니 댁으로 찾아간 인적드문 섬마을에서의 밤 하늘이 그랬다. 그 날의 하루는 기억이 희미하지만, 쏟아지려는 별들을 붙잡고 있는 어두운 밤하늘을 아주 인상깊게 보았던 기억만은 뚜렷하다. # 밝은 밤 어쩌면 우리는 그런 인상깊은 밤 하늘 보다 오히려 평범하게도 밝은 밤 하늘을 더 많이 마주하게 될 것이다. 오늘 밤 하늘을 보.. 더보기 #1. 기쁠 땐 그 마음을 조금 아껴두기로 해요. 아주 작은 공간의 내 마음, 그 마음에 파도가 치면 걷잡을 수 없이 쌓아 올린 것들이 무너져 내린다. 모든 파도와 바람과 어떤 거친 것들로부터 날 보호하기로 한다. 예전에 그러니까 지금보다 조금 더 어렸을 때 나 스스로 다짐한 적이 있다. 기분을 아껴두며 살자고. 나에겐 내 기분의 적정 기준이 있다. 그 기준보다 올라가거나 내려오면 나는 바삐 그 기분을 끌어올리거나 내려 다시 제자리로 돌려두려고 하였다. 그래야만 들뜬 기분이 가라앉았을 때 오는 공허함이 적고, 그래야만 우울한 기분을 쉬이 받아들일 수가 있다. 그래서 당장 드는 기분이 어떤 마음이건 간에 늘 조금씩 아껴두며 살기로 마음먹고 살아왔다. 그런 나를 밖으로 끄집어낸 사람이었다. 이유 없이 종종 찾아오는 나의 우울함에 빠져 가라앉고 있을 때 나에..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