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세상 모든 Review

[영화추천] "영주" 후기/해석/결말 - 옳고 그름의 흐릿한 경계

 

# 영화 <영주> 기본 정보 / 간략 줄거리


이번에 소개해드릴 영화는 2017년에 개봉한 영화 <영주>이다.

영화 <영주>는 차성덕 감독의 작품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국민참여재판을 소재로 다룬 영화 "배심원들"의 감독이기도 하다.

주로 드라마 장르를 기반으로 우리 주변에 일어난 일상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느낌이 많이 있다. 영화 <영주> 또한 마찬가지이다. 어쩐지 어디선가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조금은 슬프고도 비참한 소녀의 모습을 담아낸다.

 

영화 속 주인공 '영주'는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게 되고 남동생 영주와 함께 살아가는 소녀가장이다. 자신은 학업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활을 영위하면서도 동생인 '영인' 만큼은 학교에 보내며 자신이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자꾸만 어긋나는 동생 '영인'과 그로 인해 급하게 돈이 필요하게 된 '영주', 어쩐지 현실은 그들에게 아직 더 줄 시련이 남아있듯 하다.

 

이런 궁지에 몰린 '영주'는 자신의 부모를 사고로 죽게 만든 자들을 찾아가게 되는데... 악의를 가지고 피해자의 딸임을 숨김 채 그들의 시간에 들어간다.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갈수록 그들에 대한 영주의 마음은 악의에서 호의로 변하게 되고 그 마음은 점점 커져만 간다. '영주'는 과연 자신이 처한 궁지에서 벗어나 행복한 삶을 맞이할 수 있을지, 아니면 더 크고 비참한 현실과 마주하게 될지... 영화를 보는 내내 어쩐지 '영주'의 안녕을 응원하게 된다.

 

# 관전 포인트


1. 영주를 대하는 고모와 고모부의 태도 변화

 

영화의 시작은 '영주'의 고모와 고모부의 등장으로 함께 한다. '영주'와 '영인'이 부모님과 함께 거주했던 현재의 집을 팔기 위해서이다. 고모는 '영주'를 어린아이 취급하면서 아직 어려서 잘 몰라서 그러는데 지금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을 때 집을 팔아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 유일한 법적 보호자인 고모와 고모부는 '영주'를 위한 선택이 아닌 부족한 합의금을 채우려는 듯한 모습이다.

 

이후 동생 '영인'이 처한 사건으로 인해 돈이 필요하게 된 '영주'는 고모를 찾아가게 된다. 이때 '영주'를 어린아이 취급했던 고모의 태도는 이전과는 다르다. '영주'에게 너도 이제 곧 스무 살이면 성인이라며 다 큰 어른이니 혼자서 해결할 것을 요구한다. 고모의 욕심에 따라 '영주'는 어린아이에서 편의에 따라 어른으로 변하게 된다.

 

2. 옳고 그름, 좋음과 나쁨의 허물어진 경계

 

'영주'는 자신의 부모를 사고로 죽게 만든 이들을 찾아간다. 이들에게서 합의금에 필요한 돈을 얻어내기 위함과 부모님을 죽게 만들었다는 증오를 복수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그들은 이런 '영주'의 사정을 알리가 없고, 오히려 따뜻하게 맞아준다. 마치 딸처럼 여기며 하나하나 챙겨주게 되고 '영주'는 이런 그들의 행동과 마음에 증오의 마음은 사라지고 이들에게 점차 의지하게 된다.

또한, 그들의 집에서 본 코마 상태의 친자식의 모습과 그날의 사건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가지게 된 아저씨가 매일 술과 담배로 찌든 삶을 사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이들에게 연민마저 느끼는 듯하다.

영주에게 이들은 나쁜 사람으로 시작하였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자신을 이뻐해 주고 챙겨주는 좋은 사람으로 그리고 돌아가신 부모님 대신 자신을 돌봐줄 필요한 사람으로 변하게 되면서 선과 악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허물어진다.

 

 

#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은 누가 결정하는가


지금부터는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위의 두 번째 관전 포인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크게 느낀 부분 바로 옳고 그름의 기준이다.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동일한 사건이, 같은 인물이 나에게 옳은 것이 될 수도 혹은 반대로 그른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 상황은 동일한데 바뀐 것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나 자신뿐이다.

그렇다면 그 기준을 결정하는 것은 상황인 것인가 나인 것인가. 그리고 그 기준은 과연 객관적인 것으로 볼 수 있을까.

 

여러분도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누군가를 욕했던 적, 상황을 비관했던 적, 잘못임을 알고도 내가 맞다고 스스로를 속였던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그럴 때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한 기준은 자기 자신이었을 경우가 대다수 일 것이다. 하지만 그 기준이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나의 편의에 따라 결정지어진 것은 아니었는지 한 번씩 되돌아보기 바란다. 우리 모두는 언제나 늘 옳은 선택만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늘 스스로의 기준을 경계하며 살아야 한다.